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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아는 잠시 가만히 서 있더니, 곧 평소보다도 더 기계같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최후통첩이다. 귀함은 아동 납치, 학대, 인신매매 등 총 7가지 우주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즉각 투항 의사를 밝히고 협조하지 않으면 물리력을 행사하겠다.]
이호는 파랗게 질려서 말했다.
"뭐? 그럼 빨리 투항해야지. 우주경찰이면 일단 우리 집도…"
"다음 메세지입니다."
[3일간 어떤 대답도 하지 않은 바, 협조를 거부한 것으로 간주. 지금부터 통신을 해제하고 30분 뒤부터 발포하도록 하겠다.]
순간 정적이 내려앉았고, 모두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하려는 순간 어딘가로부터 우주선 전체를 흔드는 커다란 충격이 전해지고는, 이윽고 모든 것이 마구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미세 중력 조절 장치가 손상된 것 같습니다."
"태연하게 말하지 마! 그리고 아무리 오랫동안 대답이 없었다지만 발포해버리는 건 또 뭐야! 경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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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바로 쏴버려도 괜찮겠습니까?"
"뭐, 어때. 확인해본 결과 노략되었던 화물선을 불법으로 개조한 게 맞았고, 몇십 년 동안 별다른 출입성(星) 기록도 없었잖아. 저기 보이는 함포도 그렇고 빼박 해적선이라고."
"하지만, 정말 해적선이면 애들이 타고 있을 지도 모르는데…"
"쓰읍. 암리타 코포레이션의 마나님이 압력을 넣은 거란 말야. 암리타 몰라? 태양계 최대의 다행성 테라포밍 기업. 후딱 처리하고 끝내야지, 안 그러면 또 휘말려서 귀찮아질 수 있다고. 어차피 그쪽 아들은 이미 찾았고 그냥 해적 놈들 잡아 조져서 화풀이나 하고 싶다는 것 뿐이야."
"그치만… 저 중에도 다른 기업 도련님이라든가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뭔 상관이야. 우린 진짜 경찰도 아닌데. 빨리 끝내고 가자고. 어차피 있어도 우주에서 공중분해되고 나면 찾을 방법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