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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eon/ - 소년8쿤

소년에 대해 이야기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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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c39b No.28536 [View All]

프롤로그 >>28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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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445a1 No.28875

" 내 이름은…"

"이 새끼가!"

뒤쪽에서 들려오는 고성에 2호가 놀라 몸을 틀자, 멀리서 조금 전의 갈색 소년이 파이프를 들고 뛰어오는것을 볼수 있었다.

"도..도와줘! 카디아!"

"저는 노예들 끼리의 싸움을 말릴 권한이 없습니다."

"그..그럼 내가 명령권자가 되면?"

"임시 주인으로 설정되어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가질수 있게 됩니다. 이름을 입력하여 주십시요."

갈색 소년이 어느새 조종실 입구에 다다르자, 2호는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외쳤다.

"이호!! 내 이름은 이호야! 입력해! 입력! "

이호의 외침과 동시에 바로 옆까지 다가온 갈색 소년은 파이프를 치켜들었다.

"저 해골들은 뭐야! 설마 우리 가족은 아니겠지?!"

"주인님께 폭력을 저지르는건 안됩니다."

카디아가 소년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주인님..? 너도 해적의 부하냐!"

소년이 파이프를 머리 위로 치켜올리자 카디아는 유틸리티 벨트에서 도꼬마리 모양의 도구를 꺼내서 소년에게 던졌다. 도꼬마리형 도구가 옷에 닿자, 온몸에 퍼지는 약한 전기 충격에 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파이프를 놓치며 쓰러졌다.

"죽…죽인거야?!"

이호가 겁먹은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소형 전기 충격기입니다. 죽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어째서 일어나지 않는.."

쓰러진 소년에게서 뱃속 깊은곳부터 밀려오르는듯한, 이호에겐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너도 배고픈가 보구나."

이호는 들고있던 빵 통조림중 하나를 소년에 앞에 놓았다.

"일단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하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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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28975

>>28875

"알았어 일단은 봐주지"

"누가 누굴 봐준다는건지 참…"

갈색소년도 이호도 둘다 허겁지겁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카디아는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았다

"넌 뭐 안먹어도 되니 카디아?"

"전 1회 충전시 최대 80년 이상 작동 가능한 모델입니다 따로 에너지 공급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럼 80년뒤엔 어떻게 되는데?"

"보통 소프트웨어 업그래이드와 함께 충전을 하기 때문에 방전 될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비상용 배터리를 가지고 있기에 방전이 되더라도 5년정도는 더 유지가 가능합니다"

"어이 꼬맹이 이제 뭐가 어떻게 된건지 설명해주지 그래"

갈색 소년이 이호를 불렀다

"꼬맹이도 아니고 이호라고 이름 있으니 그걸로 불러주지 그래?"

"이름이 기억나는거 보니 역시 너 해적… "

"누구 덕분에 급조한 이름이니 좀 닥치고 들어줄래?"

이호가 카디아의 전기충격기를 꺼내며 화난듯 말하자 갈색소년은 움찔하며 끄덕였다

카디아와 함께 이호가 그간 일어난 일을 설명하자 갈색소년은 입을 열었다

"그러면 명왕성에 도착하고는 어떻게 되는거지"

"글쌔 모르겠어 애초에 명왕성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카디아 뭐 아는거 있어?"

"제 데이터베이스는 30년전 것이라 최근 상황은 모릅니다 하지만 명왕성에 성계간우주 정거장을 건설하고 있는 중 이었습니다"

"다른 행성계로 간다고? 가능한가?"

"그건 가보면 알겠지 그것보다 이제 너도 이름이나 정해볼까? 갈색피부니까 브라운은 어때?"

"흑인들보고 블랙이라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니?"

"맞습니다 다분히 인종차별적 성향이 담긴 작명입니다"

"아 미안… 그럼… 아 그래! 미자르는 어때?

큰곰자리의 별중 하나야 뭔가 어울리는것 같지 않아?"

"미자르? 예쁘네 좋아 카디아 내 이름은 미자르야"

"미자르 입력 완료했습니다"

"근데 뭐가 어울린단거냐 이호"

"큰 곰 처럼 사납고 난폭하니까"

"개새끼가 진짜 죽고싶냐!"

"카디아! 전기충격기! 전기충격기 이리내! "

"방금은 이호가 잘못한게 맞습니다 미자르가 당신을 죽일 것 같으면 제가 제압하도록 하겠습니다"

미자르는 또다시 이호의 위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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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445a1 No.28978

" 흐흐…역시 힘은 약하군. 이제부터 내가 대장이다."

미자르가 자신의 밑에 깔린 이호의 머리를 쿡 쿡 찌르자, 이호는 발끈해하며 외쳤다.

"누가 그런거 정하고 싶대?! 그리고 내가 약하다니 무슨소리야!"

이호의 필사적인 몸부림에도 미자르는 여유로운듯 마운팅 자세를 유지했다.

"그나저나.. 그 동면장치는 역시 함부로 만지면 안되는거였나..?"

"무슨.. 소리야?"

"해적에게 잡힌줄 알고 같이 싸우려고 몇명을 풀어주려 했거든. 이것저것 눌러보다 그냥 옆에 굴러다니던 파이프를 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긴 했는데… 으앗!"

이호의 몸부림이 약한 주먹질로 변하자 미자르는 마지못해 비켜섰다.

"이 멍청아! 떨어져! 카디아! 혹시 무슨 문제라도 생겼는지 확인할수 있어?!"

카디아가 조종실 한켠에 있는 장치에서 무언가를 건드리자 거대한 스크린이 조종실 한켠에 떠올랐다.

" 현재 층 동면실에 있는 총 10개의 동면장치중 두 칸만이 비어있는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런데…"

"그런데?"

"생명 반응은 7개로 확인됩니다."

이호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미자르의 얼굴에도 당혹감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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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내 복도의 한쪽, 어느 선실의 문이 살짝 열렸다.

"다행이 CCTV는 없어."

주변을 살피던 작은 인영이 튀어나왔다.

새하얀 은발이 더벅진 백옥같은 피부의 소년이다.

하얀 소년은 다시 주위를 살피다가 열려있는 문을 발견하고 벽에 붙었다. 살금살금 다가가 옅본 문 안쪽이 비어있자 이번엔 그 방으로 정한듯 스르륵 들어갔다.

책들이 가득한 방 안, 아까 전 숨었던 청소도구 같은것이 잡다한 방보다는 숨 쉬기 편해보이는 장소라고 느낀 하얀소년은 주위를 둘러보다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책 한권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노예장부…"

하얀 소년은 왼쪽 어깨에 새겨진 상처를 쓰다듬었다. 처음으로 노예로 팔렸을때 노예 번호 낙인에 저항하다 뭉그러진 화상자국. 그 후에도 노예생활에 계속 저항하다 결국엔 이 우주선의 주인인 우주해적들에게 팔려버렸다. 그들이 굳이 헐값으로 하얀 소년을 산 이유는 자신들 때문이였다. 자신들이 납치한 소년들은 건드릴수록 상품가치가 떨어져 손대지 않는다는 규칙을 지닌 그들은 하얀 소년을 자주 꺼내 저중력실에서 샌드백처럼 사용하거나 안드로이드와 싸움을 붙이던가 하는 등 노리개처럼 사용했다.

지금 시각,우연히 장치에서 깨어난 하얀 소년은 빠져나가는 방법을 찾던중 창고에 들린것이다.

"노바.. 노바.. 내 이름은 어디 있는거지?"

하얀 소년의 이름은 노바.

우주 탐험가였던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였다. 우주 해적들이 노예시절을 지낸 노바에게 굳이 기억소거를 하지 않은것이 행운이였다. 노바의 현재 목표는 딱 한가지, 무사히 빠져나가 부모님을 만나는것 뿐이다.

"젠장! 역시 이곳엔 없는건가!"

노트를 내던지던 노바는 자신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아무도 듣지 못했길 계속 바라며 두 눈을 꼭 감고 기도했지만, 그런 바램을 깨부시듯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서 무슨 소리가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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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28979

>>28978

"젠장… 해적놈들 전부 죽이고 보기좋게 탈출해주겠어"

이호들의 목소리를 들은 노바는 주변의 파이프를 들고 문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쪽이야 이쪽 저기 창고가 열려있어 저곳인가봐! 진짜 누가 일어났잖아 어쩔꺼야 미자르"

"젠장 몰라 깨버렸으면 어쩔 수 없잖아 일단 빨리 들어가보자"

"미자르? 처음 듣는데 그새 수가 늘어났나 젠장"

자신을 괴롭히고 장난감 취급하던 해적들을 생각하니 노바의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기분이었다

한명이라도 더 빨리 죽여버리고 이 지긋지긋한 해적선도 노예생활도 다 잊고 떠 나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문이 열린 순간 노바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으로 상대의 머리를 내려쳤다

하지만

"오랜만이네요 노바 당신일 줄은 몰랐습니다"

"카디아…? 젠장 끝인가…"

카디아는 머리에 파이프를 정통으로 맞고도 아무렇지 않은듯 노바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째서 네가 씨발… 왜! 결국 난 도망칠 수 없는건가"

"뭐야 둘이 아는사이야?"

미자르가 창고 밖에서 의아한 표정으로 둘을 보고 있었다

"요즘 해적들은 꼬맹이도 받나보지? 아니 밤상대로 네가 꺼내온건가?"

"뭐라는거야 저자식 입이 좀 험하네 혼나볼래?"

"아뇨 미자르 당신은 노바를 이길 수 없어요 그리고 노바 해적들은 전부 죽었습니다 지금은 저 소년들이 제 주인입니다"

"뭐? 해적들이 죽어? 하하하하하하 니가 그렇게 말하는거 보니 정말 죽었나보네? 어쩐지 깨어났을 때 그 더러운 면상들이 없더니 하하하"

이호가 문을 열고 창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둘은 대체 무슨 관계인데?"

"저는 해적들의 유희를 위하여 노바와 결투하거나 같이 해적들과 섹스했습니다"

"씨발 뭐?"

미자르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외쳤다

"말 그대로야 나나 저놈이나 해적들한테 박히고 얻어맞고 난리도 아니였지 기억하기 싫은걸 굳이 말해주다니 고맙네 카디아"

"별 말씀을"

"해적들도 뒤졌으니 난 집으로 돌아가겠어 어서 이 더러운 배에서 내보내줘 내 고향 지구로 갈거야"

"뭐야 저녀석은 기억이 남아있네?"

"해적들은 순종적인 노예를 원하였기에 노예 경험이 있는 노바의 기억을 지우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론 실패였지만요"

"저…사실은 말야"

이호는 또 다시 모든것을 설명해야 한다는것에 머리가 아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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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445a1 No.29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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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30년이나 지났다고?!"

"진..진정해! 이런다고 진정할수 있진 않겠지만, 일단 풀려난것으로도 다행이잖아. 영영 가족을 못볼수도 있었다고?"

"우리는 가족들 얼굴조차 생각나지 않는다고 이새끼야.운 좋은지 알아야지!"

미자르가 비이냥 거리듯 덧붙이자 노바는 자신의 왼쪽 어깨를 미자르의 눈 앞으로 들이댔다.

"이래도? 아까 저 안드로이드 새끼가 한 말도 잊었나보지? 너희들은 상품가치라도 있었으니 아무런 짓도 안당한거지, 난 전혀 아니였어! 난…나는…"

노바의 말이 떨리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눈엔 물방울이 맺혔다.

"미.. 미안하다고, 미안해!"

"됐어. 어차피 명왕성까지 가면 어차피 우린 헤어질테니까. 가족들이 너흴 찾는다면 실종신고도 했을테니 몇개월 내에 금방 찾을수 있을거야. 기억이야 차차 돌아오겠지. 우리 가족은.. 나름 이름이 알려진 우주 탐험가였으니 직업상 다른 행성계로 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야! 안드로이드! 지금 위치는 어디쯤이야!"

" 노바. 당신은 명령권이 없습니다. 등급이 함내 노예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

"개새끼들! 야! 너희가 어떻게든 해봐!"

카디아가 답했다.

"임시 주인분들의 권한으론 불가능한 설정입니다."

"넌 조용히 해! 기계 새끼야!"

살벌한 분위기에 이호와 미자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서 있을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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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젠 식량도 부족하단 이야기지?"

노바는 익숙한듯이 튜브 하나를 까서 입에 물으며 물었다.

"미자르가 이것저것 누르지만 않았어도.."

"내탓이란거냐!"

"괜찮아, 덕분에 내가 깨어날수 있었으니까. 해적놈들이 날 꺼내기 쉽게 장치를 조절해둔거 같아서 기분이 나쁘지만."

"그런데, 명왕성에 대해 아는거 있어?"

이호의 물음에 노바가 답했다.

" 나도 30년전 일밖에 몰라. 하지만 정거장이 있으면 우주경찰도 있겠지."

"그럼..앗.."

작은 현기증에 이호는 자신도 모르게 주저앉았다.

"피곤한 모양이네, 동면장치에서 오래 있다 깨어나면 쉽게 피곤해진다곤 하던데. 좀 자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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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29080

>>29009

"그래 자자 너나 나나 깨자마자 뒹굴어서 너무 피곤하다고 이호"

"일단 너희들 좀 씻고 오지 그래 둘다 냄새나거거든? 카디아 저놈들 세면실로 좀 데려가줘"

"노바 당신은 명령권이…"

"자자 알았으니까 카디아 세면실로 안내해"

미자르가 말을 끊으며 카디아와 이호를 문밖으로 끌고갔다

"샤워실은 창고쪽 끝에 있습니다"

"카디아 노바한테 왜그래?"

복도를 걷던중 이호가 카디아에게 물었다

"그는 함내 노예입니다 당신들과는 다르죠 "

"그래 그래 그리고 바꾸려면 정식 주인이 되어야 하고 그러면 어떻게 정식으로 네 주인이 될 수 있는건데"

"해적들이 저를 구입할 때 주인이 되었으니 아마 업데이트와 함께 주인을 재설정 하면 될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어 그럼 우리 둘은 씻고 돌아갈게"

———————————-

"야 이호 개네둘이 섹스 했다는건 카디아도 달려있단거지?"

"갑자기 그게 무슨…"

"아니 궁금하지 않아? 안드로이느는 어떻게 생겼나"

"뭐 사람하고 똑같겠지"

"싸기도 하려나?"

"뭐? 로봇이 왜 오줌을 싸"

"너 설마 뭔지 모르는거냐"

"뭐 뭘 몰라 시끄러 다씻었으니 나갈거야!"

"에이 튕기기는 그래 나가자"

———————————-

"카디아 꼬추 보여줘!"

미자르의 발언에 고요한 적막만이 흘렀다

"여기서 말입니까? 아니면 섹스를 요구하는겁니까?"

"아니 아니 남자끼리 무슨 그냥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그래"

"있을거 다있고 할일 다하고 나올거 다 나온다 별로 다시 보고 싶진 않으니까 그만둬줄래?"

"그 그래 봐서 뭐하게 하하…"

"그래? 뭐 노바는 자주 봤으니까 잘알겠지 알았어 그정도면 됬어"

"아 그 자주 봤다는 말좀 하지말아줄래 기억하기 싫거든?"

"뭐 알았습니다요 시간도 좀 된 것 같으니 난 자러갈게 카디아 침실로 안내해줘"

카디아와 미자르가 방을 나가고 노바와 이호만이 남았다 방안에는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이호가 노바에게 말을 걸며 침묵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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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29244

"저기.. 정말 우주경찰만 만나면 우리 부모님을 찾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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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8de5 No.29332

>>29244

"확신할순 없지만.. 그렇다고 못찾을 것도 없지."

머뭇거리며 조심스레 말하는 이호를 보며 노바는 한숨을 푹 쉬곤 대답했다. 마지막말은 마치 자기 자신한태 하는 말같았다.

"그리고 말이야 그만 징징대라 아래에 멀쩡히 달려있는 사내놈이 말이야. 그리고 너도 그만 자라 동면에 오늘 깨어났다며."

피식하고 농담조로 웃으며 분위기를 바꿀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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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29515

>>29332

"그래 카디아가 오면 나도 자러 가볼게"

"아니 아니 해적놈들 침실이야 나도 알고 있으니까 안내해 줄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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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넌 몇살이야?"

"나? 글쌔 잘 기억은 안나는데 17쯤될거야"

"노예가 된건 언제?"

"12~13살쯤? 아버지 만나러 가다가 납치당했지"

"우와 그럼 엄청 고생했겠네"

"당연하지 노역장이라던가 부잣집 노예로 라던가 이곳저곳 팔리다 결국 여기까지 왔고 말야 단언컨데 이곳 해적놈들이 가장 개같았어"

"아 미안 생각나게해서"

"지금가는 침실도 해적들하고 뒹굴던 곳인데 뭐 어때"

그말을 들은 이호의 귀가 붉게 달아올랐다

"뭐야 너 엄청 쑥맥인가보네 그런걸로 부끄러워하고"

"아 아니 그래도 그런 이야기는 좀 낯설다랄까…"

"대체 해적들은 이런 꼬맹이까지 납치하다니 하여턴 악질이라니까 악질"

"저기 있잖아…"

"자 도착했다 넌 그방에서 자 난 저쪽에서.."

"혹시 같이 잘 수 있을까? 혼자선 뭔가 무서워서"

노바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호를 처다봤다

"아니 아니 그런의미가 아니라 진짜 혼자 자긴 무섭단말야!"

"하아 알았어 꼬맹이님 같이 자러가자고 침대 도 좀 넓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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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피곤하다 빨리자자"

노바가 누워있는 이호를 껴안으며 말했다

"뭐 뭐야 왜 껴안고 그래"

"겁 많은 도련님이 무서워 오줌싸면 이쪽도 곤란하다고 조용하고 잠이나 자"

"으 으응…"

이호는 껴안은 노바의 몸에서 잔근육이 살짝살짝 느껴졌다 하지만 그와동시에 왠지 모를 편안한 느낌도 들었다

"저기 노바 아까 카디아도 쌀건 싼다고 한거 오줌 말한게 아니야?"

"무슨 말을 하는거야 당연히 아니지 로봇이 무슨 오줌을"

"그럼 뭔데? 알려줘 나중에 미자르가 나만 모른다고 놀릴 것 같단 말야"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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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29521

"넌 몇살인데 그런것도 모르냐?"

"열..열세살이라고!"

이호는 분한듯 외쳤다.

"그러니까, 저 깡통새끼도 우리처럼 이런게 달려있단거야."

"꺄-악!"

노바의 검지 손가락이 돌연히 이호의 사타구니 사이를 습격, 그곳을 스치듯 때리자 이호의 목에서 고성이 튀어나왔다.

" …너 생각보단 목소리 높구나?"

"어..어딜 만지는거야?"

" 네가 가르쳐 달라며. 아무튼 그 로봇새끼는 너도 달린 그것이 달려있다고. -아, 자세한 명칭은 말하지 마라, 냉동수면 때문에 해적새끼들에게 그 짓을 당한게 어제같이 느껴지거든.- 원래는 그런 기능이 없지만 인간들이란 물건을 원래 기능대로만 사용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전문적으로 뜯어 고치는 작자들이 있는 모양이야. 해적새끼들이 그 안드로이드 새끼에게 왜 하필 남자것을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씨발것에게 가지고 놀려는 목적으로 연유 젤리같은것이 나오게.. 아 씨! 기억해내고 싶지 않았는데 너때문에 생각해버렸잖아!"

노바는 자신의 품 속에서 잠자코 이야길 듣고있던 이호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그게 왜..하하! 그마..아하..아핫!"

"13살이면 수업시간에 나왔을텐데? 수업을 제대로 받지 않은 벌이다!"

"아흐흣! 그만! 그만둬어! 흐앗!"

이호가 벗어나려고 몸을 비틀며 웅크리자, 노바는 놓치지 않겠다는듯 이호를 뒤에서 감싸안으며 간지럼폈다.

얼마만에 들어보는 다른 아이의 기분 좋은 웃음소리일까, 노바는 이런 소리를 들어볼수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꿈 이란건 언제나 지옥같은 노예생활의 연장선일뿐, 가끔 부모님의 얼굴이 나오는 꿈이 위안이였지만 대부분은 끔직한 악몽이였다. 해적선에 올라타게 된 이후, 깨어나면 끌려가고 다시 갇혀 잠드는 생활의 반복이 끝난 지금이 오히려 꿈만 같았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부모님을 만날수 있단것은 현실감조차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귀를 간지럽히는 이호란 아이의 웃음소리 -간지럼 때문이지만-는 노바에겐 현실이란걸 알려주는, 이젠 비일상이 되버린 과거의 한때를 되살려주는것만 같았다.

"그..그만! 흐으으.. 나.. 죽을.. 으핫!"

"벌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노바가 엎드린 이호의 몸을 뒤집어 다시 본격적으로 간지럼에 들어서려고 한 순간, 침실의 문이 열리며 카디아가 들어왔다.

오랜 간지럼에 땀을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이호, 문이 열리는 소리에 이호를 덮친 자세로 멈춘 노바, 소리도 없이 사라진 둘을 찾던 카디아.

문을 잡은채로 둘을 훑어보던 카디아가 제일 먼저 정적을 깼다.

"노예와 한참 하시던 중에 방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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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29524

>>29521

"자 잠깐 카디아 이건 네가 생각하는 그런게"

"그런가요 아무튼 내일 활동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하시길바랍니다 이만"

"저녀석 아무리봐도 우리 섹스하는 걸로 이해했는데?"

"시끄러워!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노바 알려 달라고 했는데 이상한 장난이나 치고 말야"

"하아 나중에 그냥 카디아한테 알려달라고 해라 도련님은 그냥 잠이나 주무세요 난 잘란다"

노바는 그말을 끝으로 벽쪽으로 뒤돌아 누웠다

"저기 노바"

"왜"

"아까처럼 안아주면 안될까 장난은 치지말고!"

"나한테도 동생이 있었지만 너처럼 귀찮게 굴진 않았는데말이야 알았어 이리와"

"노바도 동생이 있었어?"

"응 두살 어린 남동생"

"어떤 아이였는데?"

"그냥 착하고 순수하고 장난끼 많은 아이였지"

"그렇구나… 난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는데…"

자신과 달리 과거의 추억이 있는 노바를 보고 이호는 또다시 서글퍼지기 시작했다

"야 야 갑자기 왜울어 울지마 나 때문에 우는것 같잖아"

"미안 하지만 너무 슬픈걸 가족도 친구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니"

"하아 그럼 내가 기억을 찾을 동안 네 친구도 가족도 되줄테니 그만 울고 코 자렴"

"고마워 노바"

둘은 그렇게 서로를 꺼안은 채로 깊은 잠에 빠졌다

———————————

"언제까지 자는거야 이호! 윽 깜짝이야 왜 둘이 같이 있어?!"

미자르의 우렁찬 소리에 이호와 노바는 화들짝 잠에서 깨어났다

"어 미자르 일어났구나…"

"꼬마 도련님이 무섭다길래 같이 좀 자줬지"

미자르는 의아한 표정으로 계속 둘을 번갈아봤다

"노바 너 설마 이호 건든거 아니지?"

"자위도 모르는 꼬맹이를 건들긴 뭘 건들어 아침부터 발정났나 이자식이"

"뭐야 이호 너 아는척 한거였냐? 하하 역시 꼬맹이라니까"

"아니야 나 안다고 바보 취급하지마!"

"네에 네에 어련하시겠어요 꼬마야"

"됐고 어서 가서 밥이나 먹도록하지 튜브 따위긴 하지만 배는 채울 수 있으니까"

———————————

"식사 준비 완료 했습니다"

이호가 튜브를 빨며 말했다

"고마워 카디아 준비하느라 고생했어"

"고생은 무슨 맛없는 튜브뿐인데"

"튜브도 먹다보면 익숙해질거야 나도 처음엔 못먹을 수준이었다고"

"아 빨리 명왕성이던 어디던 가서 제대로된 식사 좀 하고 싶다"

"아 근데 너네 둘 남은 동면 캡슐은 어쩔 생각이냐"

"이제 몇개 남았더라…"

"총 7개 남아있습나다 이호"

"어쩔까 미자르? 다 풀어주는게 좋지않을까"

"글쌔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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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29537

>>29524

"식량이 부족합니다."

"얼마나 남았어, 카디아?"

이호가 물었다.

" 기본 맛 1박스 50개에서 4개를 소모했습니다.한두명으론 충분했지만 2명이 더 깨어났으니 부족합니다. "

"잠깐, 4개? 얘들은 어제 굶은거야?"

"아..그게 기본맛 박스 말고도 다른게 남은게 2개 있어서 먹었긴 했는데.."

"그래? 다른맛 있으면 남겨주지 그랬냐, 참.."

노바는 아쉬운듯 말을 잇지 못했다.

"어제 우리는 빠…읍!"

노바의 안타까워하는 뒷모습을 본 이호가 입을 열자 미자르가 급히 손바닥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곤 소근거렸다.

"우리만 빵통조림 먹은걸 알면 어떻게 할거 같냐? 조용히 하는게 좋을거 같다. 알아들었으면 고개 끄덕여."

노바는 그런 그 둘을 뒤로 한채 박스에 동봉된 튜브의 팜플렛 문구를 읽고 있었다.

"토마토맛..치즈맛…합치면 피자맛이 나려나.. 초코렛맛.. 보고 있어봐야 배만 고프지…. 그래! "

"뭘 보고 있는거야? 뭐가 그런데?"

간신히 고개를 끄덕거려 풀러난 이호가 묻자, 노바는 전단지를 이호의 손에 쥐여줬다.

"오늘 해야할 일을 생각해냈어. 이 우주선을 뒤져서 돈을 찾자! "

"…돈을? 어차피 쓸곳이 없잖아?"

" 이호야, 우주 정거장이라 함은 가계가 많이 있다는거야. 여기서 저 조금 남은 튜브들로 연명하다 명왕성에 가서 헤어지더라도 우리는 힘들게 버틴 인연이니 같이 식사라도 하고 헤어지자고. 그럴려면 돈이 필요하겠지?"

" 먹을건 없나도 살피는건 어때?. 아무리 기억이 안나도 저 튜브는 최악이니 ."

"미자르, 말 잘했다. 일단 살펴서 이것저것 모와보자고. 운 좋으면 꿍쳐둔 초콜릿맛 튜브라도 찾을수 있겠지. "

"해적선 탐험을 하는거야? 좀 무서운데… 해골도 이곳저곳 있고.."

"해골은 대부분 치웠습니다."

"두명, 한명과 저 깡통 하나씩 짝을 짓는거야. 일단 난 저 로봇은 거절이지만."

노바는 카디아를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그런데.. 카디아에게 그런것이 어디 있는지 물으면 되지 않을까?"

이호가 말했다.

" 현물 금품 거래는 '노그님' 주인 님이 담당하셨습니다. 데이터화 하지 않으셔서 자세한 위치는 모릅니다."

"그럼 그렇지. 해적놈들이 우주경찰에게 들키면 잡히기 쉽게 저 로봇에게 전산처리 했겠어? 장부처럼 직접 써놨겠지."

"헤헷, 그럼 경쟁하는건 어때? 가장 많이 모은 팀에게 형님이라 부르는.."

"그건 싫어."

노바가 미자르의 말을 끊었다.

"저 깡통새끼에게 형님이라 부르느니 다시 혀를 깨물고 만다."

"아.. 아무튼 먹을걸 발견해도 혼자 먹기 없기야? 우린 아껴야 하니까."

이호가 걱정된다는듯 미자르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호! 넌 내 뒤를 따라와. 미자르! 넌 저 깡통과 팀 해라"

"누구 맘대로 정하는거야! .. 뭐 카디아는 믿음직 하지만."

"우주선 탐험 시작이네.. 왠지 두근거린다. "

이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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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우주선, 어느 방 안.

흉흉한 분위기가 도는 방 한쪽엔 비상용 포트 기능을 가진 동면장치가 신호음을 내고 있다. 그 안에는 거대한 근육질을 가진 사내가 관 속의 파라오처럼 누워있다. 그의 이름은 노그님. 그의 손 안에는 노예장부 하나가 들려있다.

그는 이 우주선의 전 주인인 우주 해적의 부대장이나 다름없는 인물이였다. 항상 철저히 예측 가능한 상황에 대비하여 행동하도록 선장을 도와 해적들을 이끌어 그들은 우주경찰의 눈을 피해 납치사건을 벌일수 있었다.

우주 바이러스 사건이 터졌을때, 그는 자신의 방에서 새로운 노예들을 기록하고 있었다. 공기정화가 시작되자 상황을 짐작한 그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1인용 포트에 들어가 살아남을수 있었다.

급하게 포트에 들어간 나머지 시간 조절을 하지 못해 30여년간 포트에서 동면을 취하고 있었다.

그 포트의 내부 전력이 다하면 자동으로 동면 시스템이 끊기고, 그는 깨어날것이다.

소년들이 우주선 탐험을 시작한 지금도,

노그님이 들어간 포트의 잔류 전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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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29556

"좋아 카디아 우리가 먼저 찾아내는거야 네 생각엔 어디에 돈이 있을까 아님 식량도 좋고"

"해적들은 노예 매매가 끝나면 판매액을 나눠가졌습니다 그러니 해적들의 개인 소지품 또는 선장의 금고에 돈이 있겠죠"

"선장이면 분명 돈이 더 많겠지 좋아 선장실은 어딘데?"

"당신이 어제 잔곳이 선장실입니다"

"하지만 거긴 침대밖에 없었는걸"

"바이러스 위험 때문에 일부 물건은 소각했습니다만 금고로 보이는 물건은 없었습니다 다른곳을 찾아보도록 하죠"

"그럼 선실을 일일히 뒤져보는 수 밖에 없겠네 네가 안내 해줘 카디아"

———————————-

한편 이호와 노바는 창고를 다시 뒤지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또 둘이네"

"어제는 고마웠어 노바 달래줘서"

"갑자기 그 이야기라니 뜬금없지 않니 그것보단 내가 좀 심하게 장난쳐서 문제였던 것 같은데"

"그래 그건 좀 심했어! 오늘밤엔 제대로 알려주는거다?"

"아니 카디아한테 물어보라니까 나말고 귀찮단 말야"

"그래도 사람이… 어 이건 뭐지? 상자같은데?"

이호는 수납함 구석진 곳에서 낡은 상자를 꺼냈다

"으음 잠겨있네 암호가 뭘까 노바?"

"내가 어떻게 아니 거기다가 돈을 이런 낡아빠진 작은 상자에 뒀을까?"

"그건 그렇네 더 크고 튼튼한 상자에 돈을 넣어놨을거야 그래도 궁금하니 한번 열어보자"

"분명 쓸모 없을 거야 다른거나 찾아"

"하지만 으악!"

"괜찮아 이호? 다친곳은?"

"발이 걸려서 넘어진 것 뿐이야 문제없어 근데 그것보다 저 상자 부셔져 버렸네"

"30년이나 넘게 지났으니 제대로 삭았나보군 그래 어떤 잡동사니가 들어있나 구경이나 해보자"

노바는 떨어져 자물쇠가 망가진 상자를 열었다

"이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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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29558

박스 안에는 넓게 펴진 은색 포장지로 싸인 물건으로 보이는것이 잔뜩 있었다. 사각형 모양의 포장지 정 가운데는 원형 모양으로 무언가가 들어있는듯 튀어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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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29646

>>29558

"이 이건 쓸모 없어 보이니까 치우자"

노바는 황급히 상자를 이호의 눈앞에서 치워 버렸다

"야 뭐야 나도 좀 자세히 보자고 치사하게"

"아니야 쓰레기들이었어 저리가"

"거짓말… 그거 비타민이었지?! 내가 모를 줄 알고 어디서 혼자만 먹으려고!"

"아 아니래도 비타민 아니야 신경꺼!"

"좋은건 나눠 먹어야지 에잇"

그대로 이호는 노바를 넘어트리며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아 아파라…"

"괜찮아? 미안 너무 쌔게 밀었나보다"

"문제 없어… 빨리 다른곳이나 찾자"

"그래 그전에 그 상자 이리 내!"

눈 깜짝 할새 이호는 상자속 물건을 손에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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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29648

"이..이건 뭐야? 껌인가?"

이호는 은빛 포장지를 만지작 거렸다. 물렁물렁 한 느낌이 드는것 같았다. 이호가 그것을 뜯으려고 하자 노바가 황급히 말했다.

" 그건 물을 넣는 고무물통이야. 우린 물통같은거 필요 없잖아."

"이게 물통이야? 고무로 된 물통이란건 처음 듣는데.. 한번 보고싶어!"

이호는 말을 끝내기 무섭게 포장지를 잡아 뜯었다. 노바가 막으려 했으나 이미 늦어 내용물은 이미 이호의 손바닥에 떨어진 후였다.

"이게 뭐지? 알약인가? 아니, 먹는건 아닌거 같은데."

이호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정체불명의 물건은 말랑말랑한 스폰지 같은 느낌의 둥근 물체였다. 노바가 안심한듯 한숨을 내쉬자 이호는 이상하다는듯 쳐다봤다.

"잡동사니인가 봐. 상자는 내려놓고 빨리 다른곳으로 가자."

노바는 이호의 팔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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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기계같은걸 보관하는 곳인가?"

미자르와 카디아가 들어온 방은 몇가지 도구가 넓은 탁자 위에 놓여있는곳이였다 탁자 위엔 과거에 무언가를 고치고 있었던듯 스패너 등의 도구 몇개와 초등학생용으로 보이는 책가방 하나가 놓여있었다.

"이곳은 수리실입니다."

" 혹시 너도 고장나면 이런거로 수리받는거야?"

미자르가 스패너를 꺼내들자, 카디아는 프로그래밍 된 대로 분석을 시작했다. 그리고 과거의 한 주인의 기록을 떠올렸다. 자신의 손상을 가장 걱정해준 기술자 주인. 그의 시신을 치운곳이 이 수리실이였다. 그가 뭘 하고 있었는지는 카디아는 알수 없었다.

카디아는 화성에서 각 행성의 안드로이드 매장으로 운송되는과정에서 도난당한 C 사의 안드로이드 중 하나였다.

우주 개척 시대에서 안드로이드는 중요한 도구중의 하나로, 여러가지 정보와 A.I를 토대로 인간이 하기 힘든 우주선의 관리부터 위험지대 판별까지 여러 곳에 쓰일수 있으나 성능이 뛰어날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그런 비싼 값의 물품을 노리는 해적들도 많이 있었다.

안드로이드 운송선을 직접적으로 노려 파손시키는 해적이 많자, 개발사는 안드로이드에 위치추적 장치를 심는 등의 여러 방지책을 세웠다. 하지만 개발사 내 연구원의 기밀유출로 방지책을 해제하는 방법이 알음알음 퍼지면서 암시장에 풀리는 도난 안드로이드를 막을순 없었다.

카디아가 첫 주인들을 만난것도 그런 과정이였다. 암시장에서 팔린 이후로 주인이 바뀌는 과정을 3번 거쳐 타게 된것이 이 해적선이였다.

"제가 탁자 위에 올라간 후 탁자 아래에 있는 버튼을 순서대로 누르면 자동 수리가 됩니다."

"자동이야? 그나저나 이 우주선은 전력을 얼마나 채울수 있기에 아직도 불이 들어오는거야?"

"약 30년 전부터 비상용 배터리와 제 내부 전력을 이용해 기동하고 있습니다."

"와~ 30년동안? 넌 배터리 얼마나 남았는데?"

"비상용 배터리가 약 15% 남았습니다. 남은 시간은 9달 정도 남았습니다."

"명왕성까진 충분하겠네. 일단 뭘 부셔야 할지 모르니 이건 챙기고… 자! 다음 방으로 가자!"

미자르는 스패너를 집어들고 카디아와 수리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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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29676

>>29648

몇 시간뒤 미자르 일행과 이호 일행은 잠겨 있는 한 방 앞에서 마주쳤다

"카디아 진짜 못여는거야? 여기가 그 노그님인가 뭔가 하는 사람 방이라면서 분명 거금이 있을거야"

"내부에서 잠겨있기 때문에 제 권한으론 불가능 합니다"

"미자르 뭐좀 찾은거 있어?"

"아 이호 글쌔 스패너랑 해적들 소지품서 나온 몇푼이 전부야 어쩜 다들 돈을 안들고 다니냐 너흰 어때"

"우리도 마찬가지지 쓸모없는 잡동사니나 찾고 돈도 조금 밖에 없고"

"하아 이정도면 뭐 비교해도 소용 없겠네 카디아 진짜 방법 없어?"

"이곳은…노그님의 방이군 맞지 카디아?"

"네 그리고 내부에서 잠금잠치가 활성화 되어 현재 개폐가 불가능합니다"

"내부에서? 오류인가 신기한 일이네"

"아 몰라 배고파 너무 신경썼어 밥이나 먹자!"

"그래 모두 열심히 찾았으니까 좀 쉬었다가 다시 찾아보자"

"그럼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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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29700

카디아가 꺼내온 튜브를 하나씩 챙긴 소년들은 튜브를 물고 정처없이 복도를 걸었다.

"어디서 튜브라도 한 10개쯤 나온다면 걱정은 없었을텐데 말야."

.

"그러게. 식당같은곳도 냉장고는 텅텅 비었던데.. 그나마 물이라도 충분해서 다행이야.

"그러고보니 너희… 기억은 어느 정도 남아있기에 돈의 가치라던가 비타민제 같은것도 아는거야? 그런것만 남기고 기억을 제거할수 있던가? 야, 깡통. 기억소거 장치가 어디 있는지 알아?"

"전 깡통이 아닙니다. 기억 소거 장치는 선내 하단쪽 입구쪽 방에 있습니다."

카디아는 그렇게 말하며 아랫층으로 항하는 문을 가르켰다.

"아래층 쪽이야? 거긴 어두워서 우린 가지 않았는데."

" 이호 네가 겁먹어서 못간게 아니라?"

"아니거든! 어두운데서 걸려서 넘어지면 어떻하라고! 카디아, 아랫층 불을 켜줄수 있어?"

"알겠습니다."

카디아가 문 옆에 붙은 모니터에 다가가 뭔가를 만지자 지하에 붙이 들어왔다.

"기억 소거 장치가 있다는건 아랫층에서 짐이나 납치된 아이들을 옮기거나 하는거겠지. 운이 좋다면 식량이라도 발견할수 있을거야. 오래 보관할수 있는 통조림 이라던가."

통조림이란 말이 나오자 이호와 미자르는 일순간 행동을 멈췄으나, 노바는 눈치채지 못하고 아랫층으로 향했다.

"가… 가자! 미자르!"

"물.. 물론이지! 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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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29738

>>29700

"좋아 이곳이 지하실이란거지"

문고리를 잡고 있는 미자르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미자르 혹시 겁먹은거야? 아깐 나보고 겁쟁이라더니 하하"

"시끄러워 누가 겁먹었다고 그래!"

발끈한 미자르는 문을 강하게 열었다

"야 카디아 이거 전등 킨거 맞아?"

"네 현재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밝기입니다"

지하실은 오직 바닥의 비상 전등만이 켜져 있었다 어두운 그 너머에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듯 했다

"이야 이거 완전 폐허인데?"

"노바는 여기 와본적있어?"

"저 깡통은 와보지 않았을까?"

"저도 이곳은 처음 입니다 함정이 있을지도 모르니 임시 주인분들의 안전을 위해 노예인 노바를 먼저 보내는걸 추천합니다"

"저거 방금 깡통이라 해서 화낸거야?"

"우리 깡통 화도 낼줄아네?"

"노예는 원레 주인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입니다"

"야 봐봐 저거 화내는…"

"전등 켜겠습니다"

노바의 말에 아랑곳 않고 카디아는 눈에서 빛을 내며 지하실 안으로 들어갔다

"카 카디아 같이가!"

"뭐야 카디아 전등기능도 있었네"

"깡통 녀석 눈에서 빔도 나간데요"

지하실 안은 밖과달리 추운 공기가 흐리고 있었다 비상등과 카디아의 불빛을 따라서 넷은 천천히 걸어갔다

"이렇게 어두우면 해적들도 불편할것 같은데"

"바보야 기억제거기가 있다잖아 꽁꽁 숨겨둔거겠지"

"바보아니라고 바보야"

"설계도 대로라면 이곳에 전원스위치가 있습니다 바로 이곳이요"

카디아가 스위치를 누르자 어두웠던 지하실의 불이 환하게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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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29798

소년들은 우선 복도를 걸어보기로 했다.

"생각보단 넓네.. 위 층과 별로 차이 안나는데?"

"또 떨어질까? 노바."

"보통 우주선은 최하층에서 승선하니 여기선 뭔가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 같이 다니자.

"에이~ 설마 겁먹은거야 노바?"

미자르가 놀리듯 말하자 노바는 한숨을 쉬더니 입을 열었다.

"좋아. 3팀으로 나누자. 너, 나, 그리고 이호와 카디아로. 여긴 안전이 확인되지 않았으니 누가 튀어나와서 뒷통수를 후려치고 갈지 모르니까 항상 등 뒤를 조심하라고, 미자르."

"해적이 죽은지 얼마나 지났는데! 날 때리고 튀려는거지!"

노바는 자신을 째려보는 미자르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맞아."

그리고 미자르의 머리를 때리고 전력을 다해 복도 저 편으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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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29817

>>29798

"너 이자식 거기 안서!"

"아니 뭔 놈이 저리 빠른거야"

"둘이 가버렸네 우리도 뭐 좀 찾아보자 카디아"

"설계도를 띄울까요?"

"그러면 고맙고"

———————————-

"하아 하아… 잡았다 이새끼…."

한동안의 추격전 끝에 미자르는 노바를 궁지로 몰아넣는데 성공했다

"야 진정해봐 우리 이럴 때가 아니라고? 그치?"

"시끄러워! 한대는 한대다!"

미자르는 노바에게 달려들어 넘어트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호에게 몇번이고 그랬듯이 올라타며 제압했다

"무거워… 한대라면서 이럴 것 까지 있는거냐 그냥 맞아줄게"

"그래 '이번꺼는' 한대 맞지"

"그게 무슨 소리야! 이거 놔!"

미자르는 노바의 양팔을 잡아 완벽히 제압했다

"이참에 우리끼리 서열 정리좀 하고 가자구요 노예 노바씨?"

"이자식 노예라고 하지마! 너도 노예가 될 예정이었으면서"

"그래 그래 노예는 농담이고 우리끼리 형 동생이나 정해보자구 노바?"

"저리가아아앗"

———————————-

"둘이 잘 할까…?"

"둘 다 몸은 튼튼하니 큰 문제 없을겁니다 함정 같은 것도 이 배엔 없으니까요"

"아깐 함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어두워서 그렇게 말한겁니다 어서 수색을 시작하죠"

"음? 어디서 비명 안들려?"

"소리를 분석해보니 노바의 목소리입니다 걱정 할 필요 없습니다"

"그래 카디아만 믿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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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29839

"저쪽은 쫒아다니느라 한곳도 안들어갔겠지.."

이호는 처음으로 발견한 문을 열며 말했다. 문 안은 청소도구로 가득차 있었다.

"해적들이 청소도 했나보네…"

"제 전용 도구입니다."

"이것들을 아끼는것처럼 말하는 같이 말하는거 같아, 카디아. "

이호가 웃으면서 카디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진짜 사람의 머리를 쓰다듬는듯 묘한 기분이 들었다.

- - - - - - - - - - - - - - - - - - - - - -

2시간 후, 이호 일행과 미자르와 노바가 마주친것은 지금까지 본 문과 반대쪽으로 가장 넓고 커다란 출구가 있는 장소였다. 찬란한 별빛을 볼수 있는 창문이 문 옆에 붙어있었고, 반대쪽에는 방 문이 3개가 수 미터의 간격을 두고 놓여있었다.

그러나 이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것은 다 찢어진 노바와 미자르의 옷이였다.

" 와.. 얼마나 다퉜기에 옷이 걸레짝이 된거야?"

"워낙 낡아서 이녀석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힘 좀 쓰니 잘 찢어지더라고. 안그래 미자르?"

노바가 어깨를 툭 치자 미자르의 얼굴에 홍조가 붉게 들었다.

"그..그래! 싸우다가 찢어진거야!"

"노바! 괜히 건드리지 마!.. 건드린거로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라니.. 앞으론 싸우면 안돼! 카디아! 어디 입을만한 옷은 없어?"

카디아는 미자르와 노바를 번갈아 살피면서 세개의 문 중 왼쪽에 있는 문을 가르켰다.

"상처는 없는것으로 확인. 출구쪽 첫번째 방이 노예들의 옷을 갈아입히는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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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30192

>>29839

"그러면 예전에 입던 옷도 있겠네? 가보자 빨리 이 누더기 싫단말야"

헐렁헐렁한 누더기를 흔들며 미자르는 불평했다

"음 미자르 너 노바랑 다녀오고 나서 더 헐은 것 같은데?"

"시끄러워 들어가자 어서"

방 안 벽쪽에는 여러가지 상자가 있었고 노예를 씻기기 위해선지 약간의 세면 시설이 있었다

"저 상자들인가? 열어보자"

하지만 미자르가 열은 상자애는 속옷 밖에 없었다

"시발 이게 뭐야 왜 팬티만 모아두고…"

"글쌔 그런것 좋아하는 변태도 있나보지"

냉소적으로 말하는 노바를 뒤로하고 이호는 다른 상자를 열었다

"애들아 봐봐 여기 다른 옷들이 있어!"

"근데 상태가 좀…"

"그래 지금 입고있는 거랑 비교해도 별로 나아보이진 않네"

수십년에 세월탓에 그들이 입었을 지도 모르는 옷들은 주인들의 마음도 모른채 이미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못…입겠네…."

"야 그러지 말고 주머니라도 뒤져봐 뭐 있지 않을까?"

"그래 혹시 과거에 대한 힌트가!"

이호와 미자르는 일말의 가능성을 노리며 옷상자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야 깡통 저거 가능성 있냐? 뭐 팬티에 이름이라도 써져있을려나"

"일반적인 종이 소재라면 이미 사라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너희 둘도 좀 도와!"

"맞아 맞아 기억 있다고 그러는거 아니야!"

"알겠습니다 당신도 노예니까 도우시죠 노바"

"하아 깡통자식…"

"카디아 넌 속옷 쪽 한번 조사해줄래? 노바는 저기 저 상자"

"네 알겠습니다"

한 시간 뒤 옷이란 옷은 다 뒤졌지만 그 어떠한 단서도 찾지 못한채 모두 바닥에 널부러졌다

"하아 뭐야 이게 진짜 아무것도 없네"

"깡통 뭐 나온거 있냐?"

"속옷의 유전자가 매우 훼손되어 파악이 불가능합니다"

"카디아 그럼 우리 뭐 입을만한 옷이라도 없을까 누더긴 좀 그런데… 속옷도 없구"

"그런거라면 저 쪽 케비넷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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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30197

"먼저 고른 사람이 임자!"

케비넷에 제일 가까이 있던 미자르가 문을 열며 외쳤다. 케비넷 안은 똑같은 외형의 아동복으로보일 정도로 작은 검은 옷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자르는 그중 두벌을 꺼내 들어 이리저리 살폈다.

"다 똑같이 작잖아? 무슨 옷이지?"

"하이브리드 슈트입니다. 우주에 나갈때 우주복 대신 사용되기도 하는 옷입니다."

"여긴 난쟁이 해적이라도 있던거야?! 노바가 입어도 작겠네!"

" 은근슬쩍 난쟁이 취급이냐!"

" 우왓! 싸우지 말라고! 카디아! 더 큰 옷은 없어?"

"늘리며 입으면 늘어나는 소재로 만든겁니다. 현재 걸려있는 옷은 근육질의 180cm 까진 커버 가능한 사이즈입니다."

미자르가 시험삼아 팔을 잡아 늘리자 팔 부분이 늘어났다.

"이거로 갈아입는 수밖에 없네. 좀 조일거 같지만."

미자르는 슈트 두벌을 이호와 노바에게 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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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30203

>>30197

"으윽 조여…"

먼저 슈트를 입은 미자르는 앞뒤로 옷을 둘러보았다

"거기다 특히 사타구니가 끼어…"

한눈에 봐도 딱 달라 붙은 그 슈트는 착용자의 체형을 알기쉬울정도로 매우 굴곡져있었다 그것은 고간도 마찬가지였다

"미자르 고추 튀어나왔어"

"나도 알아! 뭐 어때 남자들 뿐인데"

"근데 이거 화장실은 어떻게 가지?"

"앞뒤로 개폐장치가 있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열릴겁니다"

"우왓 진짜 열렸다!"

"미자르 뭐해 어서 닫아 부끄럽게!"

"에휴 바보들… 다갈아입었으면 다음 방으로 가자"

"노바 생각보다 크네~ 꼬맹일 줄 알았는데"

"한 대 더 맞고싶니?"

"아 미안 가자 가자구"

미자르는 얼굴이 붉어진채 방을 뛰어나갔다

"이방에선 더 뭐 없겠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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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30265

"원래 이런건 속옷을 입고 입는건데 말야.."

노바는 착 달라붙는 슈트가 기분 나쁜듯 연신 잡당겼다.

"나도 좀 기분나빠… 카디아, 좀 도와줘."

이호도 자꾸 조여드는 엉덩이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카디아가 다가와 슈트를 늘이는것을 도와주자 한결 편해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노바가 몸을 다 늘렸을 때, 바깥에서 미자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옆방좀 와 봐! 여기 모니터 같은게 잔뜩 있어!"

"모니터..? 무슨 방이지?"

"영상 감상실 같은건 아닐까?"

"그런걸 굳이 출구 근처에 만들까.. 일단 가보자 이호."

노바가 케비넷 문을 닫으며 말했다.

- - - - - - - - - - - - -

탈의실 옆, 가운데 방은 다른 방보다 약간 작은 방이였다. 이호에겐 의자 하나를 둘러싼듯한 모니터 무리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미자르는 의자에 편한자세로 누워 발을 흔들자, 의자 밑에 뭔가가 있는게 느껴졌다. 미자르는 자세를 바꿔 그것을 집어들었다.

" 의자에 왜 구속장치 같은게 있는거지?"

"깡통, 이 방은 뭐하는 곳이냐?"

"영상실입니다. 이호님. 시험 삼아 노예를 앉혀보시겠습니까?"

"노바를 앉혀서 뭘 하려고?"

"겁이라도 주려는거겠지~"

" 특정 키워드를 기억 심층속 밑바닥으로 가라앉힐수 있는 영상이 있습니다. 세뇌영상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될겁니다. 그 기억들을 쉽게 떠오르지 못하게 수십회의 괴정을 걸쳐 세뇌 과정을 거칩니다. 전 주인님들은 그것을 기억 소거 영상이라고 불렀죠. 30년 전에 기억소거장치라고 불리는 장치중 하나입니다."

카디아는 그렇게 말하며 노바를 의자쪽으로 끌고가자는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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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30386

>>30265

"고철 덩어리가 무슨짓이야 이거놔!"

"맞아 카디아 그만하면 됬어 굳이 앉을 것 까지는"

"노바 정말 기억을 지우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당연하지 무슨…"

"원하신다면 당신이 노예로 잡힌순간부터 이호들을 만났을 때까지의 기억을 지울 수 있습니다"

"….."

"노바? 괜찮아?"

"글쌔다… 너무 괜찮은 제안이라서 말이야… 뭐 기억해봤자 좋을거 하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적막한 침묵이 흘렀다

"잠시 생각 좀 하고 올게"

방을 나가는 노바의 표정은 그야말로 미묘한 표정이었다

"카디아 기억을 가라 앉힌다면 기억을 다시 끌어 올릴 수도 있지않을까?"

미자르가 분위기 전환을 위해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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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30410

"무의식의 심층에 가라앉은 기억을 되살리려는건 늪 바닥에 깊숙히 빠진 물건을 건져내는것과 같습니다. 필요에 따라 기본 상식 같은것을 남겨뒀을 뿐이므로 그것마저 가라앉히신다면 인형보다 못한 존재가 됩니다."

"그렇구나.. 그런데 인형보다 못하단건 무슨 뜻이야?"

미자르의 물음에 카디아가 답했다.

"인형은 계속 지켜보며 돌봐줘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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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30567

>>30410

"카디아는 그런 사람을 봤나보네?"

"네 딱 한번이요 해적들이 시험삼아 해본걸 봤습니다"

"어떻게 됬어?"

"그저 텅빈 인형 같았습니다 숨을 쉬고 먹는것은 본능인지 할 줄 알았지만 그 이외는 아무 것도…"

"오 노바 돌아왔네?"

"나 결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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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f92d No.30681

>>30567

"그럼 어찌하시겠습니까?"

나의 질문에 노바가 대답했다.

"기억 지우는 건 일단 정류장에 도착한 다음으로 미룰래. 당장이라도 지우고 싶기는 하지만 지금은 혹시나 쓸 모가 있을 지도 모르니까."

노바는 나를 쳐다보며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사용법을 아는 사람이라고는 너 뿐인데 아직 믿을 수 없기도 하고."

"전 명령권자의 명령을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저 녀석들은 정식 명령권자가 아니잖아? 아까만 해도 쟤들이 명령하지 않았는데도 나를 의자에 앉히려고 했었지?"

"당신의 기억을 지우는 편이 현 명령권자인 이호님에게 훨씬 협조적이고 정서도 불안하게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권유하려고 했을 뿐 강제하려고 한 건 아닙니다."

"뭐…? 잠깐, 나는…"

노바가 이호의 말을 막았다.

"괜찮아, 이미 말했지만 도련님은 명령한 적이 없지. 어쨌거나 지금 카디아에게 나는 노예일 뿐이고. 혹시나 일이 생기면 내 의사보다는 이호를 더 중요시하겠지. 이호는 아직 임시 명령권자일 뿐이니까 이호가 가진 권한이랑 카디아의 판단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곳에서는 자기 판단을 우선할 가능성이 크고."

노바는 말하는 내내 무덤덤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카디아를 믿고 내 기억처럼 중요한 걸 맡길 수 없어. 그러니 당장은 기억을 지우지 않겠어. 하지만 정류장에 도착하면 그때는…"

"…알겠습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미자르가 입을 열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 그렇다네. 그래서 이걸로 또 다른 건 뭘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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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30689

>>30681

"아까도 말했다 싶이 기억소거 방법은 세뇌입니다 그러니 기억소거 목적외에 다른 영상을 재생한다면 원하는 대로 세뇌 시킬 수도 있겠죠 예를 들어 당신들의 기억을 조작 할 수도 있습니다 해적들이 완벽하게 자신들의 장난감으로 만드는거죠"

"그거 설마 나보고 한 이야기야 깡통?"

"제 데이터 상에 당신은 이 의자에 앉은적이 없습니다 걱정마세요 당신이 가지고 있는 기억은 사실입니다"

"하아 그럼 다행이고"

"그럼 세뇌 빼고는 없는거야 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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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913 No.30905

>>30689

"결국 학습이라는 것도 반복적인 노출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니 어떤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헤에… 그런 것도 되는구나. 학교 다닐 때 저런 걸 썼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미자르가 가볍게 던진 '학교'라는 단어에 이호도 노바도 즉각 미자르를 쳐다보았다.

"어…? 아, 그러고보니 나 학교에 다녔었겠네. 어디였는지는 전혀 기억 안 나지만."

이호의 얼굴에는 실망의 빛이, 노바의 얼굴에는 무덤덤함이 지나갔다.

"그렇겠지… 나도 학교에 다녔었겠지…?"

이호의 말에 노바가 말했다.

"나는 안 다녔어. 부모님이 직접 가르치셨었거든."

"아, 그렇지 노바는 부모님이 유명한 탐험가셨다고 했지. 어떤 걸 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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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8de5 No.30941

>>30905

"그냥 이것 저것. 우주선 조정하는법 에서 부터 각 행성들의 특징과 위성 그리고 소행성들의 정보들. 여기 카디아 같은 안드로이드에 의존하지 말라는 주의셨거든."

어깨를 으쓱하며 과거에 일들을 회상하듯 말한다.

"그러다가 이꼴이 났었어서 그렇지. 차라리 호신술이나 알려달라고 할껄 그랬어"

-쯧하는 마지막 소리와 함께 노바는 말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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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30965

"이제 마지막 방이네. "

이호가 문을 열었다.

방 안은 대충 던져진듯한, 오랜 세월에 삭아버린 상자들 몇개가 놓여져 있었다.

상자 안은 잡동사니로 보이는 것들이 가득 차 있었다.

미자르가 그중 하나의 상자로 다가가 살피다 물건 하나를 집어들었다.

"사탕이네? 이호, 한번 먹어볼래?"

"야! 안먹을거야!"

"30년이 지났으니 추천드리지 않는 방법입니다."

"사탕.. 사탕이라.."

노바는 다른 상자로 다가가 내용물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드키 뭉치를 꺼내들었다.

"이 카드키는…. 전부 달라. 이 우주선께 아니야. 그렇다는건 이 방은…"

"이 방이 뭐하는곳인데? 노바? "

이호가 물었다.

"우리가 납치되었을때 가지고 있던 물건일거야,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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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30984

>>30965

"우와 그럼 분명 뭔가 증거가 될만한게 있을거야!"

"증거가 있다고 해도 그게 네것인지 어떻게 알지?"

"기억이 사라진게 아니라 가라앉은거니까 물건을 보면 떠오를지도 몰라"

"흠… 그래? 그럼 한번 찾아보자"

"난 카드키 먼저 볼게 사진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미자르가 카드키를 낚아채며 구석으로 달려갔다

"쟤는 왜 저리 힘이 넘칠까"

"그러게 말이야 나도 이쪽 상자 볼게 이건…. 핸드폰이네? 아직 배터리 남아있겠지?"

"원하신다면 충전해드리겠습니다"

"잠깐 켜졌어! 켜졌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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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31024

이호가 태블릿형 핸드폰을 살피자 노바가 살며시 다가와 옆에서 쳐다봤다.

"이런건 위치추적이 될테니.. 보통은 포맷 처리 했을걸?"

"여기 갤러리에 어떤 얘 사진이 있네… 하..우리건 아닌가봐."

이호가 아쉬운듯 한숨을 내뱉자 노바는 위로하려는듯 이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차피 앞으로 6일만 있으면 우주정거장에 도착할테니.. 괜찮을거야. 겨우 몇일 늦어지는거 뿐인걸. 이 핸드폰.. 전화 같은것도 필요 없겠지. 우주경찰에게 필요한 자료일지 모르니 일단 놔 두자."

노바는 이호에게서 태블릿을 받아 근처 상자 위에 올려뒀다.

- - - - - - - - - - - - - - - - - - - - - -

화성의 우주거주구, 어느 에어리어 속 대 저택 안.

고용인 한명이 황급히 뛰어서 고용주의 방으로 들어왔다.

"사모님! 방금 전에 도련님이 들고다니시던 핸드폰의 위치가 잡혔습니다!"

누군가가 들어있는 챔버 옆에서 동화책을 읽어주던 중년의 여인은 고용인에 말에 자신도 모르게 책을 떨어트렸다.

그녀는 마음 한켠에서 피어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히듯 심호흡을 했다.

" 드디어……위치는?"

"천왕성 근처 같습니다. 자세한 위치는.."

"됐어. 해적 놈들이라고 판명되면 당장 죽여버려.아니라면 어디서 얻었는지 알아내도록 해."

그녀의 아들은 35년 전에 납치되었다. 영화관을 다녀온다며 떠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십여년이 지난 어느날에 간신히 찾아낸 아들은 옛날의 모습을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몰골로 발견되었다. 그녀는 챔버속에 누워 있는 아들을 위해 할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것에 무력감을 느끼는 매일을 보낼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납치범들이 가져갔을 태블릿의 위치가 드러났다.

그녀는 아들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것이다.

- - - - - - - - - - - - – – - - -

"별거 없네~"

미자르가 카드키 뭉치를 들고 돌아왔다.

"집 열쇠 같은건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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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31226

>>31024

"집키라 혹시 기억을 떠올릴 단서가 될지 모르니 일단 챙겨두자"

"그래도 역시 얼굴 사진이 없으면 누구껀지 모르겠지…"

또다시 과거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호를 괴롭게 했다

"야 기운 내 그 명왕성인가 가면 뭐라도 있겠지"

"그래 간만에 미자르가 맞는말 하네 일단 올라가서 쉬자"

"뭐 뭐라고?"

"그래 일단 올라가서 쉬자 안내해줘 카디아"

날뛰는 미자르를 뒤로한채 다들 선실로 향했다

"으 또 이 맛없는 튜브라니.."

"미자르 1주일만 참아봐 거기 가면 뭐라도 있을거야"

"그래 1주일간의 식(食)지옥이군 그래서 이젠 뭘할껀데 남은 시간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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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32017

>>31226

그순간 이호의 머리 속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카디아 혹시 해적들 가지고 노는 게임 같은거 없었어?"

"아아 그거라면 가끔 해적들이 트럼프 카드 가지고 노는걸 본적 있어"

"네 트럼프 이외에도 간이 경마 세트 같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좋아 좋아 승부다 승부!"

미자르가 갑자기 소리쳐 말하자 노바는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저 바보는 대체 어디서 저렇게 힘이 나는 걸까…"

——————————

"많긴하네…."

카디아가 가져온 상자안의 물건들을 본 이호가 탄성을 내뱉었다

"좋아 일단 카드부터 해볼까? 다들 할줄 알지?"

"그냥 게임을 하면 재미가 없지!!!"

미자르가 또다시 크게 소리쳤다

"아 시끄러워 멍청아 원하는게 뭐야"

"내기 당연 게임엔 내기가 있어야 재미있지!"

"돈도 없는데 뭘 거시려고?"

"흐음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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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32144

>>32017

"기억이 없으니 진실게임도 그렇고.. 걸것도 없고.. 옷벗기기도 단벌이니 무리고.. 머리카락이나 걸자! 빡빡이로 만들어주지!"

"됐네요. 너 저 깡통에게 전기충격 당했다며? 지면 전기충격기 하나씩 다는건 어때?"

"우.. 아픈건 싫은데.."

이호가 눈살을 찌푸렸다.

"아까 그 창고에서 쓸만한 물건을 3등분 해서 가지고 물건을 거는건 어때?"

"미자르, 그건 잠자고 있는 얘들 물건일지도 모르잖아?"

"튜브도 걸긴 그렇고.. 굶는다면 같이 굶어야지 이런거로 정하긴 그렇잖아?"

"카디아에게 랜덤으로 벌칙을 정하게 하자."

이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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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32245

>>32144

"현재 상황에선 가능한 패널티가 전기 충격 뿐이라 생각합니다 전압을 살짝 낮추면 기절하지는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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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e5fd No.32326

>>32245

"기절하지는 않을 거라는 말 굉장히 불안하게 들리는데…"

이호가 불안해하며 말하자, 미자르가 카디아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뭐냐, 거짓말하면 벌칙으로 전기충격 주는 거 있잖아. 그 정도 수준으로 따끔하게 조절할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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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32334

>>32326

"그런 용도로는 사용해 본적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카디아는 전압을 조절하고는 노바를 가리키며 말했다

"일단 전기충격에 단련된 노바로 테스트 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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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32620

>>32334

"깡통새끼가 누굴 죽이려고!"

"진정해,노바. 일단 공중에 전기를 좀 약하게 쏴볼래?"

이호의 말에 카디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바닥을 공중으로 향하고 전기를 뿜어냈다.

그와 동시에 이호는 온몸에 저릿함을 느끼며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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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32639

>>32620

그와 동시에 미자르와 노바도 함께 쓰러지고 말았다

"이런"

———————————-

"으으 여긴 어디지"

"정신이 드셨네요 이호"

이호가 눈을 뜨자 옆에 있던 카디아가 말을 걸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천막 너머에 의료기기들이 자리해 있었다

"해적들의 의무실 같은 공간입니다 세명 모두 쓰러져버려 이곳으로 데려왔습니다"

"그 그래 얼마나 지난거야?"

"3일정도 지났습니다 적절한 조치를 취했으니 신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3일정도 쓰러질정도의 전기였는데 아무이상 없다니 신기하네"

"슈트덕분인것 같습니다"

"으으 머리야…"

옆 침대에 있던 미자르가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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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32946

"너무 강하게 했잖아 카디아!!!"

"너는 항상 팔팔하네 미자르"

"당연하지 누구같은 꼬맹이와는 다르다고"

그렇게 말하며 미자르는 침대에 내려와 바로섰다

"어….잠깐 어지…"

곧이어 미자르는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일어나자 마자 저러니 쓰러지지…"

옆에서 깨어난 노바가 미자르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카디아 그동안 별일 없었어?"

이호가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약 2일 전부터 저희 함선을 추격해오는 미확인 우주선이 있습니다만 통신과 연락을 일체 받고 있지 않습니다"

"뭐?! 그거 큰일아니야? 대체 누가 우릴 쫓는거지?"

"아마도 해적인줄 알고 추격해오는거 아닐까 잘 설명해봐야지 얼마정도면 따라잡히는데?"

"못해도 하루안에는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와 30년 사이에 엄청 빨라졌구나 우주선들"

"감탄할 때가 아니야 조종실로가자 카디아 저기 곰탱이 좀 끌고와줘"

노바와 이호는 미자르와 카디아를 남기고 서둘러 조종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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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cc No.33361

>>32946

"그런데 우연히 가는길이 겹친건 아닐까?"

" 깡통이 굳이 이야기한 이유가 있겠지. 그런데 연료도 부족하다면서? 조종실에 가봤자 할수 있는게 있을까? "

"레이저가 있댔어."

이호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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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33782

>>33361

"무슨 사람들인지도 모르는데 공격부터 하자고?"

"아 호…혹시 해적들의 친구일지도 모르자…잖아?"

"해적일지도 모르지만 해적이라면 먼저 협상을 하지 않았을까 협박이나?"

"해적은 아니구나…"

이호의 표정이 눈에 띄에 시무룩해졌다

그러자 노바가 이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그래 해적놈들 죽이고 싶은건 나도 이해하지만 일단 누군지부터 알아보자고"

"아 그러자… 계속 우리가 누군지 보내보는거야 그건 가능하잖아?"

"아까도 카디아가 말했다싶이 계속 응답이 없다고 했어 우리 통신장비가 안좋은건지 저쪽이 거부하는건지… 호환이 안되는걸지도"

"저 쪽이 먼저 공격하면 어쩌지 노바?! 우린 해적선이잖아 공격받을지 몰라 어서 레이저를…!"

"바보야 해적은 무저항시 인도적으로 체포하도록 협약을 맺어 놨어 어떤 멍청이가 그런짓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안지키면 그만이잖아 그건!"

"야 너 레이저 쏘고 싶어서 그러니? 그러다 잘못되면 어쩌려…"

그순간 문이 열리며 카디아가 들어왔다

"다행이네요 저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마 통신거리 문제였나보네요"

"미자르는 카디아?"

"침실에 있습니다 계속 괜찮다고 날뛰시길래 안전을 위해 전기충격을 줬습니다"

"안전한거 맞냐 깡통…?"

"물론이죠 우선 통신 내용을 전해 드리겠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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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171b No.35477

>>33782

카디아는 잠시 가만히 서 있더니, 곧 평소보다도 더 기계같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최후통첩이다. 귀함은 아동 납치, 학대, 인신매매 등 총 7가지 우주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즉각 투항 의사를 밝히고 협조하지 않으면 물리력을 행사하겠다.]

이호는 파랗게 질려서 말했다.

"뭐? 그럼 빨리 투항해야지. 우주경찰이면 일단 우리 집도…"

"다음 메세지입니다."

[3일간 어떤 대답도 하지 않은 바, 협조를 거부한 것으로 간주. 지금부터 통신을 해제하고 30분 뒤부터 발포하도록 하겠다.]

순간 정적이 내려앉았고, 모두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하려는 순간 어딘가로부터 우주선 전체를 흔드는 커다란 충격이 전해지고는, 이윽고 모든 것이 마구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미세 중력 조절 장치가 손상된 것 같습니다."

"태연하게 말하지 마! 그리고 아무리 오랫동안 대답이 없었다지만 발포해버리는 건 또 뭐야! 경찰 맞아?!"

————————————————–

"저…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바로 쏴버려도 괜찮겠습니까?"

"뭐, 어때. 확인해본 결과 노략되었던 화물선을 불법으로 개조한 게 맞았고, 몇십 년 동안 별다른 출입성(星) 기록도 없었잖아. 저기 보이는 함포도 그렇고 빼박 해적선이라고."

"하지만, 정말 해적선이면 애들이 타고 있을 지도 모르는데…"

"쓰읍. 암리타 코포레이션의 마나님이 압력을 넣은 거란 말야. 암리타 몰라? 태양계 최대의 다행성 테라포밍 기업. 후딱 처리하고 끝내야지, 안 그러면 또 휘말려서 귀찮아질 수 있다고. 어차피 그쪽 아들은 이미 찾았고 그냥 해적 놈들 잡아 조져서 화풀이나 하고 싶다는 것 뿐이야."

"그치만… 저 중에도 다른 기업 도련님이라든가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뭔 상관이야. 우린 진짜 경찰도 아닌데. 빨리 끝내고 가자고. 어차피 있어도 우주에서 공중분해되고 나면 찾을 방법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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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af20 No.36539

>>35477

"봐봐 우릴 공격하잖아 빨리 쏴버리자 난 준비됐다고!"

"그러다가 진짜 해적취급받으면 어쩌려고 그래!"

"우리가 지금 당장 죽게 생겼는데 알게 뭐야 그게"

그순간 또다시 큰 충격과 함께 우주선이 흔들렸다

충격이 가라앉자 노바는 진지한 표정으로 카디아에게 물었다

"카디아 정말 공격 밖에 답이 없는거야?"

"예비용 에너지도 몇일전 유성우를 피하다 전부 사용했습니다 거기다가 저쪽은 최신식 우주선 저희가 도망쳐도 싸워도 성공률은 낮은 편이네요"

"자자 빨리 공격해야해 카디아 안내해줘"

"잠깐 우리가 저쪽에 협조한다는 의사를 밝히면 돼지않을까?"

"어떻게?"

"저 깡..아니 카디아가 알겠지 뭐 외부 전등같은거 없어? 모스부호라도 날려보자고"

"전력이 위험하긴 합니다만 가능성은 있네요

제가 신호를 보내볼테니 여러분은 미자르를 데려가서 연료를 공급해주세요"

"연료라니? 지하의 옷 같은걸 태우란거지?"

"빨리가자 이호 시간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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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1e No.36719

>>36539

"현재 이함선에는 어린 민간인 소년들 뿐입니다 평화적으로 투항할 의사가 있습니다"

카디아는 지속적으로 통신을 보내며 SOS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

"미자르 정신차려 시간없어!"

이호는 침대의 미자르를 흔들며 깨웠다

"아 찌뿌둥해… 그 빌어먹을 깡통…"

"시간이 없어 달려!"

침대에서 미자르를 끌어내리려 노력했지만 이호의 힘으론 무리였다

"아야야 아프다고 아파 무슨일인데"

'쿠쿵'

"뭐야 또 무슨일이야!"

"지금 설명할 시간없어 빨리!"

———————————-

한편 노바는 혼자서 묵묵히 물건들을 태우고 있었다

"이놈들 대체 뭐하느라 늦는거야…"

물건을 태우던중 노바는 이중 그들의 과거와 관련된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지 하긴 지금 그걸 따질시간이 있을 시간도 없지…"

함선의 진동은 시간이 갈 수록 심해지고 있었다

"녀석들도 이미 몇십년 지난 과거보다는 다 잊고 시작 하는게 나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면서 입가에는 갑자기 미소가 번졌다

"그러면서 나는 결국 과거를 안고 가기로 했네 나쁜 일들만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역시 녀석들을 위해서 분류된것들만 태워버려야겠다"

'쿠우웅'

"아 시발 깡통자식 제대로 하고 있는거 맞아?!"

———————————-

"야 저거 구조신호아니냐?"

"오작동 아니야? 무슨 구조… 어? 맞는것 같기도 잠깐 사격 중지!"

그러고 그들은 다시 통신서버를 열기시작했다

"—-민간인–소년들–평화적—투항—"

"야 투항한다는거 아니냐? 애들뿐인 것 같은데?"

"해적들이 사기치는거겠지 믿을 수 있어?"

"뭐 저놈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한번 확인이나 해보자고 혹시알아? 실종된 아이들을 찾아서 현상금 두둑히 챙길지"

"좋아 일단 중무장하고 함선에 접근해보도록하지 저런 고물론 우리한테 흠집도 안날테니까"

그렇게 추격선은 점점 이호들의 함선으로 접근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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