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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eon/ - 소년8쿤

소년에 대해 이야기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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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ced2 No.43047

○ TRPG 속 캐릭터 미엘에 대한 소설

○ 표지 그림은 커미션 러프

○ 그냥 공유하고 싶어서 올리는 스레드

○ 자작 캐릭터만 등장 예정

○ 질문이나 잡담 환영

○ 오탈자 많을 예정

○ 언제 연중 할지는 모르지만 새벽감성으로 쓰는 스레드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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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ced2 No.43048

완만한 언덕 위 커다란 상록수 아래에 어느 소년이 누어있었다. 잠을 자는지 소년은 눈을 감고 땅바닥에 대자로 누어 움직이지 않았다. 유일하게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소년이 숨을 쉴 때 흉부의 움직임 때문에 살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소년에게 고요히 바람이 불어왔다. 소년은 오랜만에 느낀 싱그러운 녹색향이 담긴 바람에 눈을 떴다. 바람은 소년에게 있어서 대단히 신선한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기분 좋게 기지개를 피고 일어난 소년은 잠이 덜 깼는지 눈을 있었다. 무거운 눈꺼풀은 쉽사리 떠지지 않았다. 상쾌한 바람에서 오는 푸른 자연의 내음에 킁킁하고 코를 움직이는 소년은 더 자고 싶은 욕망을 커다란 하품으로 내뱉었고 바람은 나무 뒤편으로 소년의 잠과 함께 날아갔다.

이윽고 눈을 뜬 소년은 주변을 바라보았다. 조그마한 언덕과 그 아래로 보이는 나무들. 그리고 낡아 빠져 이끼와 나무뿌리가 감긴 채로 방치되어있는 콘크리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에 눈에 보인 것들이 마치 이상한지 소년의 눈에서는 당황한 기색이 영락없이 느껴졌다.

‘설마?’ 무슨 불쏘시게 양판소 같은 느낌을 지울 순 없었기에 소년은 거울을 찾아봤다. 하지만 주머니를 뒤져봐도 없었다. 거울은 커녕 먼지 한 톨도 없었다. 혹시 라는 마음에 소년은 ‘인벤토리?’ 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신기 하게도 VR처럼 소년의 눈앞에는 게임과 마찬가지로 인벤토리 즉 장비창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 안에 수많은 잡다한 아이템들이 보였다. 신 확장팩을 준비한다고 모아두었던 장비 강화용 탬들. 그리고 각종 레이드 도전용 음식과 도구들. 세세한 것 들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대충은 게임 속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들과 같았다.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꿈에서라도 이러나.’ 소년은 입 꼬리 한쪽을 올리며 헛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감각으로 느껴지는 풍경과 거기서 느껴지는 감각들은 이것이 단순히 꿈이 아님을 알게 해주었다. 자각몽일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자각몽일 경우 소년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주변이 변화 하여야 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그런 생각을 얼마나 했을까. 소년은 비로소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달았다. 소년은 자신이 진정으로 게임에 왔음을.

하지만 그것도 잠시. 소년은 자신의 몸에서 드는 위화감에 정신을 차렸다. 평소보다 낮아진 눈높이와 작아진 걸음걸이. 그리고 눈으로 보이는 자신의 여린 몸을 말이다. 이런 위화감 때문에 걷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았다. 어지러움과 울렁증이 마치 멀미를 하는 것처럼 소년의 머리를 어지럽혔다. 신물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올 것 같았지만 소년은 이를 참았다. 전에도 소년은 멀미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었다. 어지럽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며 소년은 자신의 마지막 궁금증을 향해 어디론가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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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ced2 No.43050

소년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있는 곳. 이름 모를 어느 자그마한 하천의 지류였다. 투명하고 맑은 물에서 소년은 거울처럼 물 표면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붉은 불꽃처럼 빛나는 붉은 머리카락과 볼 살이 덜 빠져 어려보이는. 아니 확실하게 소년의 얼굴은 14살 정도의 어린 모습. 바로 자기 자신이 만들었던 게임 캐릭터와 일치했다.

엘더테일이 게임이던 시절. 소년은 커스터마이징을 하는데 꽤나 시간을 쏟았는데 그것은 바로 이 게임의 장점은 커마였기 때문이다. 타 게임과는 다르게 정말이지 여러 가지로 자유롭게 얼굴과 몸을 만들 수 있었기에 소년의 모습은 자신이 바라던 이상적인 모습 그 자체를 담고 있었다.

파랗게 맑은 강물에 비친 모습을 보았을 때 소년의 얼굴에는 여러 감정이 복합되었다. 안도, 감동 그리고 기쁨. 이러한 감정들이 앞서있던 어지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 시켜주었다. 그 정도로 물에 비친 소년의 모습은 너무나도 소년에 마음에 들었다. 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지만 꿈이라도 아무렴 좋았다. 누구나 다 그리워하는 젊음이랄까. 거기에 잘빠진 소년의 몸이라니. ‘감사 압도적 감사.’ 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본인의 몸에 대한 감상은 끝나지 않았다. 확 그냥 다 벗고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혹시 주변의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류. 상의는 가슴이 세로로 푹 파여져 있는 조끼 스타일의 경갑옷이기 때문에 복근 없이 매끈한 가슴과 배를 볼 수 있는 걸로 만족했다. 하의는 반바지였지만 벗기 불편한 옷이기에 역시 보류. 또한 소년의 앞에 있는 시냇물 역시 소년의 전신을 볼수 없는 크기였기에 최종적으로 보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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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ced2 No.43051

아쉬움을 뒤로 한채 소년은 현실을 직시 했다. 여기는 「엘더테일」의 게임안속이고 이것이 현실임을. 먼저 아까 보았던 명령어 인벤토리를 다시금 마음속으로 생각하자 다시금 장비창이 떴다. 그리곤 캐릭터 창, 지도, 채팅창, 친구목록 등 여러 게임 속 시스템 명령어를 생각했다. 채팅창과 지도는 뜨지 않았지만 다른 것은 여타 게임처럼 소년의 눈에 반투명하게 보였다. 소년은 게임의 HUD 설정처럼 눈앞에 나열된 창들의 위치를 손가락으로 움직여 정리했다. 그러다 문뜩 소년은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까 거울 대용으로 쓰는 시냇물에는 시스템 창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건 자신에게만 보이는 것인가.’ 소년은 그렇게 하나씩 이 세계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인벤토리는 아까 확인했었고, 캐릭터 창에 소년의 눈이 갔다. 레벨과 스탯 그리고 직업과 종족 등 소년의 자신의 상태가 수치로 친절하게 나와 있었는데 그곳에는 소년의 캐릭터명. 즉 이름도 나와 있었다. 소년의 이름은 미엘(Miel). ‘이게 스페인 어로 꿀이라는 뜻이던가.’ 뭐가 웃긴지 소년 아니 미엘은 입 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앞으론 이 이름을 쓰는게 맞겠지 라며 혼잣말을 뚝하고 내뱉은 미엘의 표정에는 즐거움 서려있었다.

미엘에게 있어서 「엘더테일」이라는 게임은 꽤나 정이 깊었다. 구체적인 커마로 인한 자캐딸은 물론, 각국으로 로컬라이징 되었지만 세계 단일 서버라는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거기에 제작 같은 특수함이 예전에 유행했던 이브 온라인과도 비슷했다. 무차별 PK이가 가능하다는 점도 같았고 사냥터 규제라던가 불합리함이 있었지만 전 세계 유저들을 상대로 폭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다시금 RPG 전성기를 이끈 기념비적인 게임이었다. 하지만 게임도 인간처럼 수명이 있는 법. 확장팩이 하나 둘씩 삐걱거리면서 「엘더테일」도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럼에도 미엘은 이 게임을 접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다른 게임에는 커마의 자유도가 없었기 때문에 본인이 만들고 싶은 쇼타 캐릭터를 못 만들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미엘에게 있어 매우큰 불만 이였다.

그렇게 여타 고인물들과 같이 ㅈ망겜 이라고 하면서도 게임을 하던 중 신규 확장팩의 시네마틱 영상을 보면서 감동과 기대를 했다. 레벨 확장은 여태 타 확장팩과 같았지만 과거 WOW에서의 대격변 처럼 공개 된것만 해도 수많은 콘텐츠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이 꼴이라니. 원인 규명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냥 단순히 탁하고 눈뜨니 엌 했다는 말이 정답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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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ced2 No.43089

그러던 와중에 어디선가 익숙한 알람이 들렸다. 그리곤 띄워 놨던 친구창에서 울렸다. 〈「칼」Lv.90 바드〉라는 쪽에서 말이다. 그는 게임 초기부터 미엘과 함께 했던 같은 해비 유저로서 오프라인에서도 자주 보던 친구 같은 사람. 더군다나 미엘과 비슷한 길드를 가입하지 않은 랭커였다. 하지만 그는 미엘과는 달리 특이한점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유일한 무과금 랭커이다. ㅈ망겜답게 「엘더테일」은 한국 서버에서는 정액제가 없는 무료 플레이를 선사했지만 ㅈ망 과금을 선물로 주었다. 그래도 과거 리니지처럼 종결템이 과금 뽑기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무과금, 소과금으로 랭커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이라는 게 학계정설 이였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사상을 일소시킨 어떤 면에서는 위대한 인물이다. 물론 그가 밥만 먹고 게임을 할 수 있는 갓수라는 직업적 특혜를 가지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딱히 가난한 것도 아니었다. 스트리밍이라는 인터넷 방송으로 소소히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본인이 이야기를 하지만 외국인도 그의 방송에서 보는 대기업 급 방송인이다. 아무튼 그에대한 설명을 말을 하자면 여백이 부족하니 이만하자. 그리고 시끄럽게 울리는 알림을 끄기 위해서 손가락을 친구창으로 가져다 대곤 그의 이름을 눌렀다.

<칼>: 멜 접함?

<칼>: ????????????

<칼>: 접했음?

<칼>: 야 왜 말이 없어?

게임 때와 같이 채팅 로그처럼 주르르 미엘의 눈앞에 글자가 올라갔다. 아무리 봐도 키보드가 없는데 어떻게 한거지? 라는 생각을 할 때 쯤 귓가에서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

“야 멜. 듣고 있어? 이거 대박임. 아아아, 멜은 나와라 오버.”

“어 들린다 오버. 그나저나 님 어디냐? 이거 맵이 안보이는데 나 어딘지 모르겠음.”

“ㅂㅅ3끼야 그니까 내가 누누이 지형 외우라고 했지.”

“난 누구같이 겜창이 아니라서~.”

“지랄노. 아무튼 점검 전에 너 「벨로드」아니었음? 「길드타워」보임?”

그 말과 즉시 미엘은 눈을 하늘로 향했다. 그 시선에는 나무로 빽빽이 들어선 숲과 건물의 잔해들 그리고 그 넘어서 하늘에 닿을 듯한 높은 고층 빌딩이 보였다. 그 무엇과도 조화를 이루지 않는 거대함이 마치 고전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탑처럼 홀로 우뚝 솟은 탑이 보였다. 「엘더테일」은 하프 가이아 프로젝트로 실제 지형을 1/2로 재현하고 있었다. 그만큼 크기도 넓었지만 현실의 배경을 모티브로서 각 지역의 랜드마크를 구현하고 있었다. 「벨로드」는 현실의 서울을 바탕으로 만든 도시였고 「길드타워」는 서울에서 가장 높은 타워를 형상화 했다. 높은 타워이여서 그 속에 여러 길드 하우스가 있으며 은행과 각종 상업시설이 있는 말 그대로 도시 안에 도시인 빌딩 도시이다.

“어 보임. 거기서 봄?”

“OK.”

조금 걷다보니 어느덧 「벨로드」의 동쪽 관문이 보였다. 전보다도 익숙해진 움직임에 미엘은 더 이상 비틀거리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것들이 미엘의 머릿속을 쿡쿡 찔렀는데 그것은 바로 타 유저들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일정거리가 지나거나 게임 상의 구역이 바뀌면 전체 채팅은 들리지 않은 것 때문이었을까. 고요한 자연 속 과는 다른 번잡함이, 번잡함 속의 혼란이 미엘의 귓가에 몰아쳤다. 그렇기에 미엘은 전체 채팅 차단이라는 명령어를 눌러 보았지만 이는 헛수고였다. 아무래도 게임과 이 세상은 비슷하지만 다른 차이점이 분명 많았다.

시끄러운 난장판의 목소리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었다. 하나는 이 세계에 대한 혼란. 그리고 다른 하나는 「외변 포션」에 관한 것이었다. 미엘은 후자의 생각에 피식 웃음이 밖으로 나왔다. 전에도 생각했지만 커마 갓겜인지라 많은 유저들이 쭉쭉 빵빵한 여캐들로 커마를 했기 때문인데. 거기서 진짜 여자는 정말이지 드물었다. ‘거의 상당수의 군필 여고생들이지.’ 자신은 성별까지는 바꾸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데 빨랐지만 성별이 바뀐다면 그건 여러모로 큰 곤란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현질템인 「외변 포션」을 장비창에 쟁여놓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곤란 그 자체 였을 것이다. 그중에는 물론 미엘처럼 바뀐 자신의 모습에 대만족 하는 군필쨩들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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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ced2 No.43197

점점 「길드타워」로 다가갈수록 그 위용은 강하게 다가왔다. 멀쩡한 고층 빌딩이 없는 이곳에서는 4층 정도가 가장 높은 건물인데. 우뚝 솟은 그것은 하나의 위용과도 같았다. 하지만 미엘은 가끔 길을 찾을 때 고개를 들어 보는 것 빼고는 그것에 관심이 없었다. 딱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좋아하지도 않은, 어떤 거리감이 드는 느낌. 이곳에도 사람은 많이 있었지만 방금 미엘이 지나왔던 곳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조용한 분위기의 이곳은 마치 비즈니스적인 느낌이 많이 묻어났다. 여기는 게임일 때도 항상 이런 분위기였다. 중, 대형 길드의 하우스가 이곳에 있어서 회의를 하거나 공통의 목표가 있어 길드 연합을 해서 연합이나 연맹을 만든다던가. 딱딱한 느낌이 강한 이곳을 미엘은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미엘이 길드 시스템을 싫어한 것은 아니다. 다만 대형 길드는 조금 별로. 소규모 길드는 좋아했다. 가족 같은 분위기의 소규모 공동체. 그게 미엘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렇기에 길드 레이드 같은 경우는 꿈에도 못 꿨지만 말이다. 그래서 미엘은 저어기 보이는 칼이라는 인물과 같이 던전을 깼다. 아직 칼이 소규모 하꼬방일 무렵부터 대기업이 될 때까지. 미엘은 칼이 하는 방송의 시청자는 아니었지만 같이 성장해온 친구. 지금은 중형의 길드를 이끄는 길마로서 정신이 없을 텐데도 미엘을 부르는 걸로 봐서는 둘은 막역지우이다.

“멜. 그 몸 안불편함? 「외변 포션」없으면 줄까?”

“아니 좀 지내다보니 편하던데? 그나저난 이런 몸 왜 바꾸냐 미쳤게.”

“여윽시 진짜는 다르군.”

미엘과 칼은 이런 식의 잡담을 나누며 서로를 보곤 웃었다. 오프라인에서도 둘은 만나면 이렇게 대화를 했다. 주로 게임이야기가 주였지만 서로에게 있어 공통점은 정말로 게임을 좋아하고 즐긴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하드코어하게. 가령 던전 맵의 지형 파악을 이용해 보스 기믹을 상쇄한다던지 장기 레이드에서 필요한 잡몹 처리 구역을 철저히 나눈다던지 렌덤한 보스 패턴을 픽셀 하나 차이로 파악해 무슨 스킬인지 안다던지 말이다. 이런식으로 웃고 떠들다보니 미엘과 칼은 금방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미엘은 칼과 함께 레이드를 뛰거나 여러 공대를 전전하며 최상위 레이드를 클리어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 랭커와도 친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권유에도 미엘은 여전히 소규모 길드 <우림>에 남아 있었다. 기존 길드 마스터가 게임을 접으면서 미엘에게 마스터 권한을 넘겨주어 길드 마스터기 때문이었을까. 사실상 접속하는 인원은 미엘을 포함해서 5명 정도임에도 미엘은 길드를 버리지 않았다.

“멜, 너 길드원은 접속해있어?”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림>길드에는 미엘 자신을 빼고는 한명도 접속 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1인 길드. 그럼에도. “아니. 그래도 내 길드 안 나가.”

“아 왜. 사람이 할 말 먼저하고. 아무튼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 미안.”

“그 정도는 아니고~ 혹시 길드 해제 하고 길드 구할 거면 꼭 내 쪽으로 와라.”

머쓱해진 칼은 뒷머리를 손으로 긁적이며 한참 아래 있는 미엘을 보고 말했고, 미엘은 그런 칼의 말에 의미모를 미소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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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633 No.43527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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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ced2 No.43884

결국 몇마디 말을 끝으로 칼과 헤어진 미엘은 자신의 길드 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길드타워」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외진 곳이지만 사아우강-본 세계에서의 한강-이 보이는 언덕에 자리잡아 경관이 아름다운 조그마한 이층집으로. 붉은 벽돌로 지어진 집이 석양을 받아 더욱더 붉게 보일쯤 미엘은 길드 하우스에 도착할수 있었다. 「왁자지껄한 길드 하우스 우림」이라는 벽돌 푯말이 보였지만 미엘은 관심이 없는지 그 푯말 근처에도 시선을 가지 않았다. 의미는 모르지만 멋이있는 철로된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커다란 로비가 나왔다. “로비에는 역시 분수대지.” 하면서 전 길드 마스터가 들여놓은 커다란 대리석 조각으로된 분수대가 미엘을 반겼다. 적막하기 그지 없는 길드 하우스에서 유일하게 들리는 분수대의 소리가 오늘따라 싫지 않은 미엘이었다.

길드 하우스는 대충 아래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었다. 정문에서 들어오면 2층 천장이 보이고 원형 천창에서 들어오는 빛이 분수대를 비춘다. 그 오른쪽으로 가면 조리대 겸 바 그리고 식탁이. 왼쪽에는 커다란 창이 있고 밖에 있는 사아우강이 보이는 실내 풀장겸 온천과 샤워실 그리고 화장실이 있다. 분수대 뒤로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이 집이 복층구조임을 알수 있는 복도가 둘러져 있다. 2층 오른쪽은 길드원들의 방이 있고 왼쪽은 길드장의 방 겸 회의실이 있다. 현실로 따지면 100평정도 되는 큰 집. 그런 커다란 집에 미엘은 혼자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쓸쓸했다. 그렇지만 이곳을 버리기에는 아까웠다. 길드원과 인테리어를 생각하고 집을 꾸밀때 추억이 아직도 남아있었기 때문에. 미엘은 그런 생각을 접어두고 1층에 있는 샤워실로 걸어갔다.

피곤했다. 긴장감이 풀려서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 불쾌한 느낌.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 였다. 그렇기에 미엘은 온천욕을 하자고 생각하곤 샤워실에 도착해 무의식적으로 옷을 벗을때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그래, 몸이 바뀌었지. 미엘은 흐흐흐 하고 변태같은 웃음을 소리지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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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ced2 No.43885

생각보다도 갑주는 벗기 힘들었다. 익숙하지 않아서 였을까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옷을 벗는데 약간의 시간이 소모되었다. 옷가지를 개지 않고 덩그러니 벗어논 다음 샤워실로 들어갔다. 뜨거운물이 샤워기에서 콸콸 쏟아져 나와 샤워실을 채우고 있을때 미엘은 벽에 붙은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뾰족하지만 단정한 숏컷의 붉은색 머리카락. 그아래로 반듯한 이목구비와 바나나맛 우유빛이 감도는 맛있어보이는 피부. 군살 없지만 그렇다고 근육이 군대군대 붙어있는 매끈한몸. 몸을 돌려보면 가느다란 허리와 귀엽게 튀어나온 엉덩이. 미엘은 본인의 몸을 보고있었지만 절로 ㅗㅜㅑ ㅗㅜㅑ 소리가 나왔다. 손으로 맨몸을 만져보기도 얼굴을 거울 가까히 대곤 자세히 살피기도 했다. 속 쌍꺼풀이 보이는 보라빛의 커다란 눈이라던가 얼굴의 전체적인 균형을 잡고 있는 오똑선 코라던가 자세히 보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만세를 하며 겨드랑이를 보았다. 솜털만 있을뿐 매끈한 모습에 흥분을 더이상 감출수 없었다. 일본 애니에서 나오는 코피쏟는다던가 하는 일은 아니지만 뜨거운 피가 끓는 느낌은 확실히 있었다. 거기에 가랑이 사이에 있는 작고 귀여운 물건이 점점 커지는것이 그야말로 핫 포인트. 달아오른 욕정에 미엘은 버티지 못하고 손으로 그것을 잡아쥐었다.

“으윽.”

자극이 상당히 쌨다. 몸이 어려져서 그런가 그냥 잡기만 했는데 다리가 저절로 움츠려졌다. 손을 앞뒤로 움직일때마다 머릿속이 찌릿하고 울리는 기분이 너무나 황홀했다. 그러한 자극에 똑바로 서기 힘들어서인지 미엘은 벽에 등을 기대고는 다시금 자신의 물건을 손으로 움직였다. 발은 꼰지발을 든 상태로 다리를 배배 꼬면서 점점 정신이 아득해져 갔다. 처음에는 익숙치 않은 소년의 미형이 내는 신음 소리가 자신이 냈다는게 조금 부끄러워였을까. 입을 앙다문채로 했지만 음탕한 자극에 저절로 입에선 신음소리가 샤워기의 물소리와 함깨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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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cfb2 No.44912

더이상 안올라 오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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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ced2 No.44916

>>44912

존-버중임 랄까 이거봐주는사람이 있었군

그보다 방학인데 TRPG이야기 쏙들어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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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3fe4 No.44922

>>44916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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